[손자병법 | 손자(김원중 옮김)] 패배하지 않는 방법 (지피지기 지천지지 / 知彼知己 知天知地)

손자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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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ruction

 어릴 때부터 쭉 들어오던 책이었다. 세계적인 인물들이 참고했다는 책이라 더욱 내용을 읽고 싶었다. 여러 번역서가 있겠지만 내가 읽었던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 구매한 지는 오래됐다. 책을 읽었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책 읽는 버릇도 없었을뿐더러 삼국지를 잘 모르다 보니 책 내용이 이해되지 않고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얼티메이텀” 이후 꽤 오래돼서야 다 읽게 되었다. 최근에 내 생활 패턴이 바뀌고 기존 독서법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고 난 후 독서법을 바꾸니 읽기가 수월해졌다.

 

 병법이라고 해서 전쟁, 전술, 전법에 관해서 세세하게 다루는 줄 알았지만 결국은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사람을 다루어야 패배하지 않는지 알려 준다. 요즘 흔히 빠진 오류 중 하나가 승리하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 등 이루고자 하는 특정 목표에 몰두하는 면이 아닐까 싶다. 사실 승리, 성공 등의 결과는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닐까? 즉, 평범한 사람, 지휘자라면 환경에 따라 같은 방법이라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로 우리는 보편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승리, 성공하는 방법이 아닌 패배, 실패하지 않기 위해 행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느끼기에 손자병법은 패배하지 않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이런 관점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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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나도 그렇지만 내 경험상 사람들은 보통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손자는 다르게 말한다. 전쟁이란 결국 사람, 자원을 소모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유리하다고 해도 전쟁을 한다면 양측 다 손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최상책이라고 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있다면 굳이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택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관점이 삶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른 느낌일 수 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쉬운 방법이 있다면? 대충 해도 성공하는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방법을 택할 것이다. “대충 산다”라는 말에는 부정적 느낌이 강하다. 보편적으로 게으른 듯한 느낌을 주지만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자면 어떤 일을 할 때 “더 쉬운 방법이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면 그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최근까지 기를 쓰고 노력해보기도 하고 지쳐가는 나에게 채찍질을 하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나를 학대해 왔었다. 결과는 비참했다. 목표를 바라보고 기대했던 결과를 받고 싶었지만 내가 나를 무시하며 달려가다 보니 목표는 희미해져 갔고 목표는 목표대로 높아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고 나는 나에 대해서 잃어버렸다. 다행히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관점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영감수업”님의 “대충 살자”라는 말과 관련된 영상이 나를 흔들었다. 처음에는 도발적인 제목이다 보니 못 미더웠지만 내용의 본질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됐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를 쓰고 싸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책의 내용을 내 삶에 끼워 맞춰 의미 부여를 한 듯 하지만 이게 책을 읽고 실천하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싸우게 되었으면 이겨라

 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인데 만약 싸우게 되었다면 피해를 최소로 하고 이기는 것이 그다음 상책이라고 이 책에서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 손자는 여러 방법을 알려준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는 책의 한 문장은 이 책 전체를 요약하는 거 같았다. “지피지기 지천지지 ”, 적을 알고 나를 알며 하늘을 알고 땅을 안다면 적어도 전쟁에서 패할 수 없다. 즉, 적과 내부의 문제를 다룰 줄 알아야 하고 현재 본인이 어디에 위치했고 유불리를 따져야 하며 전술을 사용할 때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지 판단할 줄 안다면 전쟁에서 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자는 전쟁에서 사람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사람을 다루는 여러 방법들이 나온다. 꼭 전술에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쟁에서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정치, 정세 등 관리나 국민들이 어떻게 행동하며 문제가 생기는지 알려 준다. 책을 읽다 보니 옛날 사람들과 현시대 사람들은 많이 다를 줄 알았는데 인간은 꽤 오랜 기간 동안 크게 진화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기술의 발전에 의해 주위 환경만 바뀌었을 뿐 옛날 사람들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사람들이 리더를 위한 책이라고 칭하는 것 같다. 군주, 장군이라면 어떻게 사람을 다루어야 하고 전세를 파악할 지에 대한 방법을 본인의 사업, 팀, 프로젝트 등에 사용하면 그것이 사업, 팀, 프로젝트의 성공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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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끝가지 읽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책 읽는 버릇을 들여보겠다고 침대 옆에 나두기도 하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번 손자병법을 읽고 독서에 대해 깨달은 게 있다면 꾸준히 읽기 위해서는 내가 관심 있어하고 재미있어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필독서라고 하는 손자병법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나를 찾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은데 인간관계에서 참고할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은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줘서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나처럼 삼국지에 대해서 배경지식이 없다면 삼국지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나는 삼국지에 대한 내용을 모른 채 다 읽기는 했지만 만약 배경지식이 있었으면 더 넓은 내용에 대한 이해, 관점을 가질 수 있었을 거 같다. 만약 본인이 리더이거나 리더가 되고 싶다, 사람을 잘 다루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