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ruction
이전에 우울과 불안에 대한 책을 관심 있게 읽고 다시 한번 삶에 대해 계발을 할 수 있는 책을 골라서 읽었다. 이번엔 관심 있는 책을 꾸준히 읽기 위해서 자기 전 또는 이동 중일 때 독서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자기 전이라 피로가 쌓여 있어 많은 페이지를 읽지는 못했지만 책의 장 단위로 매일 읽다 보니 적절한 분량으로 꾸준히 읽을 수 있었다.
이전 책에서 큰 틀에 대해서 익힌 느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는 세부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알게 된 느낌이다. 이번 책 역시 재밌게 읽었고 내 삶에 큰 도움이 되었다.
DDoS 같은 걱정
제목이 자기 관리론이라 다양한 자기 관리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겠구나 했지만 오해였다. 책의 시작은 인간관계론처럼 책이 쓰인 이유와 실행하고 적용하는 것이 책을 활용하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이후 걱정에 대해서 글이 시작된다. 읽다 보니 책의 내용처럼 삶에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들은 걱정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걱정이 많은 편이었다. 나의 내성적인 모습의 대부분은 걱정에서부터 비롯됐다. 새로운 도전, 새로운 인간관계가 두려웠던 이유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였다. 또한 걱정이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상황이 싫었다. 그렇게 걱정을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힘들어 다른 일에 지장이 가고 그 결과 신체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이러한 과거들을 생각하다 보면 걱정은 요즘 문제가 많은 DDoS 공격과 같다. 하루를 지내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결정할 일들이 머릿속 가득 찬 걱정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걱정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과 책에 대부분의 내용이 걱정과 관련된 것은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살아오면서 뭔가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 느끼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서 책을 통해 문제를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걱정이 나를 어떻게 갉아먹고 있는지 어떠한 행동과 생각이 걱정을 더 키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규칙적인 수면의 힘
책에서는 걱정과 더불어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 중 하나를 피로로 이야기한다. 피로한 상태라면 감정적이게 되고 그 결과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하기가 힘들다. 그러한 상황이 쌓여 걱정이 되기도 하고 피로한 상태가 여러 걱정을 불러오기도 한다.
자취를 막 시작한 대학생 때 나를 감시하고 참견할 사람이 없었고 자유가 주어지니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 한창 게임을 좋아할 때라 틈만 나면 게임을 했다. 게다가 복학할 때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돼서 밖을 나가게 될 일이 적었다. 1시나 2시쯤 자서 적절하게 7~8시간 수면하면 좋았겠지만 자다가 중간에 깨기도 하고 햇빛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수면이 좀 부족하면 낮잠이라도 잠시 자면 좋은데 낮잠을 잘 못 자기도 하고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피로는 쌓여만 갔다.
틀어져 버린 수면 패턴으로 피로는 쌓였고 팬데믹이라 밖을 잘 나가지 않아서 조금씩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이대로 잘하고 있는 것인가?", "남들은 이 와중에도 어딜 가고 무엇인가 하네" 등 진로에 대한 걱정,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 자기 계발에 대한 걱정이 몰려왔다. 작은 걱정은 해결하기는 했지만 피로한 상태다 보니 일을 미루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고 미루는 일 때문에 자책했다. 걱정이 걱정을 불러오고 계속해서 우울해져 갔다.
우울이 가장 심하게 다가왔을 때 이대로 뒀다간 큰일이 생길 것 같아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 노력했다. 수면에 방해되는 것들은 제거하고 특히 커피는 하루에 한잔 정도 오후 4시 이후에는 먹지 않는 규칙을 세웠다. 점차 수면이 돌아오자 의욕도 같이 돌아왔고 삶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갔다. 이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그때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과 충만은 삶의 방화벽
책을 읽고 전체적으로 내가 느낀 중요한 한 가지는 집중이다. 그리고 그 집중을 통한 삶의 충만이 걱정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책에서는 다양한 걱정에 대한 대처법이 나오지만 대체로 결정한 후 집중하는 것들이 많았다.
집중과 충만이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 이기도 하다. 하나의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에 집중이라는 능력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딘가 집중하기 어려워서 일 것 같다. 당장 나를 봐도 집중하지 못하고 충만하게 경험하지 못했을 때 오는 공허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나의 집중력을 앗아가는 요소들이 많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주식 등 일을 시작하기 힘들게 만들거나 일하는 중에 확인하게 된다. 최근 회사일이 바빠져 일에 집중해서 진도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행동들을 의식하고 최대한 일에 집중하는 것을 차근히 늘려나갔다. 꽤 집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충만함과 성취감, 만족감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물론 일이 많아 힘들긴 하지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을 땐 그 힘듬조차 개운하게 느껴진다.
회사일을 제외하고도 삶의 많은 부분을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유튜브에 한 눈 팔긴 하지만 하나씩 집중하다 보니 확실히 걱정이 덜하고 머리가 맑아지고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삶에 걱정이 몰아드는 듯할 때 집중과 충만을 통해 막아내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집중과 충만이 삶의 방화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유튜브에서 본 여러 자기 관리 방법은 많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내용은 없었다. 이 책을 통해서 삶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알게 되었고 해결 방법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책의 시작처럼 책의 내용을 제대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 만약 여러 자기 관리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데 크게 진전이 없다면 이 책을 통해서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결방법을 실천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점점 읽은 책이 늘어나고 그 책을 통해 삶에 적용하는 것이 재미있다. 확실히 책보다는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쉽고 재미있게 느껴지지만 책만이 줄 수 있는 자기 생각과 상상은 영상이 대체할 수 없다. 갈수록 자기 생각과 개성이 사라지는 시대에서 책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 다음 읽을 책도 이번 책과 비슷하게 내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루는 것을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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