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Book Review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헤이든 핀치] 미룬 것을 다시 당기기

9thxg 2024. 8. 10. 19:53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Instruction

 자기 관리론을 다 읽은 후 바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다. 알라딘 책장에 여러 책을 사놓았는데 요새 고민하는 문제인 미루기에 대한 책이라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독서하는 능력이 늘어난 것인지 이번 책을 읽을 때 수월하게 읽힌 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책의 내용도 잘 정리된 느낌이다. 그래서 빠르게 읽고 독후감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관점으로 미루기 이해하기

 책을 읽기 전 일을 미루는 것에 대해서 단순히 게으르다고 판단했다. 내가 의지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자괴감을 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책에서는 미루는 것에 대한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여러 심리적인 요인들이 작용하지만 최근 미루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보고 여러 방식을 써본 나로서는 크게 두 가지가 많이 공감 갔다.

 

 첫 번째, 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 경우이다.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엄청난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시작하거나 일을 몇 분만이라도 해보면 일이 술술 풀리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많이 그렇게 느꼈다. 블로그 글도 시작하기만 하면 꽤 많은 양을 써냈고 스스로 정리하고 완료하기까지 했다. 다만 시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었다. 글 쓰는 것 자체가 많이 힘이 든다고 생각했고 쓴다면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많이 받았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나에게 압박감을 준 것이다.

 

 두 번째, 일을 시작하는 데에 완벽한 타이밍은 존재하지 않는다. 책에서 해당 내용을 읽었을 때 정말 입에서 "아" 하는 소리와 함께 탄식이 나올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주로 일을 하려 할 때 조건을 체크하거나 거는 것을 많이 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빨래를 해야지, "이 물건이 도움이 될 거 같으니 물건이 있을 때" 시작해야지 등 부족하긴 하더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지만 완벽한 타이밍을 찾으며 시작을 미루어 왔었다. 당장 블로그 글도 충분히 시간을 쪼개어 쓸 수 있지만 "블로그 글을 충분히 다 쓸 시간이 확보되면" 글을 쓴다는 생각에 이제까지 많이 미뤄왔었다.

 

Just Do It

 책에서는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고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중에서 내가 지금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인 당장 시작하는 방법이다. 물론 앞서 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면 더욱 좋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생겼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리스트를 적어보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바로바로 해가는 방식이다. 당연히 처음에는 미루는 습관이 베여있기 때문에 의지력을 많이 써야 하지만 매일 실천하려 노력하다 보니 점점 의지력이 덜 쓰이는 느낌을 받는다.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부분은 업무이다. 업무를 볼 때 인턴 때부터 열심히 TODO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해 갔다. 문제는 TODO에 작성한 것 만으로 해야 할 일을 해결한 상태가 아닌데 내가 그 일에 대해 해결하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러다 우선순위가 높은 작업들은 빠르게 지워나갔지만 정작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부분들은 쌓여만 갔다. 뒤에는 리스트가 꽤 쌓여 압박감을 받을 정도였다.

 

 그래서 요즘은 우선순위를 지키는 한에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업무는 바로바로 작업해 나가는 편이다. 업무의 큰 부분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까지 해결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완벽해지려 생각과 고민에 망설이는 것이 아닌 단순히 시작하고 해결해 나갔을 뿐이다. 그냥 시작하고 해보다 보니 완벽에 가깝게 되는 것이다.

 

용에게 맞서 싸워야 보물을 얻는다

 책을 읽고 나의 생활에서 얻는 교훈을 합치다 보니 다음 문장이 생각났다. "용에게 맞서 싸워야 보물을 얻는다" 조던 피터슨 교수 영상에서 처음 들었던 내용이다. 일을 미룬다는 것은 결국 그 일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회피한다는 것과 같다.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나에게 쉽고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회피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을 다시 들여다보면 내가 원하는 보물은 그 부정적인 느낌 너머에 존재한다. 그 부정적인 느낌은 내가 가중하거나 만들어 낸 이미지, 용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보물을 얻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는 용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것이다. 용의 크기를 줄이는 법은 앞서 설명했으니 생략하고 맞서 싸우게 된 이유는 복싱과 연관이 있다.

 

 현재 복싱을 배우고 있는데 스파링을 할 때 무서우니 당연히 피하게 되고 들어가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스파링 하다 보니 깨달은 것이 있다. 상대가 나를 때릴 수 있는 거리는 나 또한 때릴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이다. 즉, 내가 맞겠지만 그 순간이 내가 유효타를 날릴 수 있는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최대한 들어가고 맞을 때는 주먹을 내려 노력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복싱뿐만 아니라 일과 성공 또한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더욱 확실해진 것 같다.


마무리

 책의 내용의 대부분은 알고 있던 내용이라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미루는 것에 대한 원인, 해결방법 그리고 꾸준함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핵심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기 힘들어하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쉽게 읽힐 것이라 생각이 든다.

 

 미루는 것을 그만 두기로 마음먹었고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읽고 실천한다면 책 값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