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Book Review

[넛지(Nudge) 파이널 에디션]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하는가?

9thxg 2024. 11. 16. 15:28

넛지 파이널 에디션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Instruction

 e-book 보관함에 담겨 있는 이 책은 한창 자기 계발에 대해서 찾아보던 때에 유튜브를 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유튜브 내용이 재미있고 유익한 것 같아서 책을 직접 읽어보고자 구매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내가 생각한 내용보다는 다른 전개로 이어져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래도 자기 전 시간과 이동 시간을 활용하여 다 읽을 수 있었다. 이번 계기로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책은 유튜버가 정말 잘 포장하고 재미있어 보이게 만든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책을 선택할 때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미리 읽어보고 취향에 맞는지 확인 후 구매할 것이다.


합리적인 선택은 본능을 거슬러야 한다

 책 초반에서 우리가 왜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지 알려준다. 우리는 AI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생각하거나 어림짐작으로 판단하고 손실에 대해서 회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즉, 본능적으로 경험에 의존하여 편향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매력적으로 다루었던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자동 시스템과 숙고 시스템 두 가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자동 시스템을 '시스템 1'로 부르고 숙고 시스템을 '시스템 2'로 부른다. 우리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시스템 1에 이끌려 섣부른 선택을 하면 주로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선 시스템 2를 사용해야 하는데 시스템 1보다 느리고 이성적이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시스템 1을 유도하여 시스템 2와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책에서는 유혹에 저항하는 여러 가지 예시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예시들이 고쳐야 할 버릇과 같은 것은 시작하기까지 장애물을 많이 배치하여 시작을 어렵게 만들고 좋은 습관과 같은 것은 시작하기까지 장애물을 제거하여 시작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렇게 진화한 것은 다 이유가 있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해당 시스템이 선택을 상당히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시스템 1은 최대의 재미를 얻으려 하고 시스템 2는 최소의 손실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선택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미루기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왜 미루고 회피하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우리의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슬러지'

 책 중반부에서는 선택 설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선택 설계를 설명하면서 사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슬러지'라고 부른다. 나에겐 생소한 단어이지만 내용을 읽다 보니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예로는 공인인증서라고 생각한다.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공인인증서는 매우 불편하고 번거롭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 노트북이나 USB에 저장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 공인인증서의 폴더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점 등 많은 불편함이 존재한다. 그래서 공인인증서 때문에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러한 불편한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주변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많은 슬러지들이 존재한다. 저자의 의견처럼 슬러지들을 제거한다면 우리는 보다 쉽게 서비스에 접근하고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관들이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다는 것은 느끼고 있다. 이런 부분을 스마트폰과 PC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요즘에 프로그래밍을 통해 잘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기본 선택과 다크 패턴

 책에서는 기본 선택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직접 모든 걸 본인에게 맞춰 선택하는 사용자가 있는 반면 누군가가 선택해 주길 바라고 선택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도 있다. 그리고 대다수가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기본 선택, 기본값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선택된 그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공공 서비스나 세금에 관련된 것들은 기본 선택에 따라 사용자가 유리하도록 혹은 불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기본 선택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다크 패턴이었다. 다크 패턴이란 인터페이스를 교묘히 설정하여 사용자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세금 환급을 해주는 플랫폼 서비스에서 모두가 같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듯 광고하는 것을 차치하고 환급받기를 진행할 때 정말 꼼꼼히 읽고 진행하지 않으면 사용자도 모르게 세무 대리인이 설정되는 사례가 생각났다. 이렇게 기본 설정을 이용하여 사용자를 교묘히 행동하도록 할 수 있는 것들이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개발자로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용자가 편하고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 선택을 잘하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회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본 옵션, 기본 페이지 등에 따라 사용자의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거나 악화되는 것을 느꼈었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듯 사용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여러 선택 범위를 주되 기본 선택을 통해서 필요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옵션으로 설정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자주 쓰이고 유명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보면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녹여내려고 노력한 것들이 보인다.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무리

책에서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경우에 대한 예시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선생님이나 관리자분들이 보고 필요한 부분에 적용한다면 유익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작할 때 작성한 것처럼 책을 읽다가 생각한 내용과 달라 실망했지만 책을 통해 나 혹은 다른 사람들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다크 패턴과 같이 이를 나쁘게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