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Book Review

[데미안] 여전히 이 시대에 필요한

9thxg 2025. 2. 5. 23:52

데미안 - 헤르만 헤세


Instruction

 인간실격 다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산 소설이다. 사실 구매할 때 어디선가 본 듯한 제목이라 구매했기 때문에 읽기 전에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었다.

 

 요즘은 자기 전에 읽고 자는 버릇을 들이고 있는데 소설이 재밌다 보니 꽤 읽다가 잠든 적이 많다. 주인공인 싱클레어에 대해 공감을 많이 하기도 했고 데미안 같은 롤모델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한 소설이다. 주로 삶과 내 일상에 대해 대입하고 비교하며 읽었다.


당연한 것일까? 절대적인 것일까?

 초반에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우리가 듣고 보는 것들의 당연하고 절대적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데미안과 이야기하기 전 성서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싱클레어처럼 우리도 그렇게 교육받고 미디어를 보고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미안이 이야기하듯 내용에 대해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숨겨진 것에 대해 깨닫고 속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은 모두 화려한 껍데기를 목표로 삼으며 그것을 달성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그 길로 가야 정상적인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책에서 데미안이 이야기하듯 가슴속 충만히 그 의지를 가지고 행한다면 이루어질 일들이지만 우리 모두가 같은 의지를 가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사회라 돈이 중요하지만 본인 가슴속 깊이 내재된 의지를 찾지 못하고 껍데기만 따라간다면 속이 텅 빈 채 세상을 살다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본인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의지를 충만히 느끼고, 채워가야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방황과 실패는 필연

 대게 나는 삶의 목표에 대해서 생각할 때 완벽한 길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 길만 생각하다가 금방 지쳐 포기하기 일쑤였다. 아주 잘 닦여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숲이 우거진 곳이기 때문이다.

 

 싱클레어도 본인의 안전한 세계에서 벗어날 때 부름, 의지를 찾기 전까지 방황과 실패를 경험한다. 우리 삶도 그러하고 싱클레어도 그러하듯이 그 방황과 실패는 삶에 사용되지 못하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본인의 부름, 의지에 다가가기 위해 거름이 되어 준다.

 

 방탕하게 생활하던 싱클레어가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되어 본인 주변에 유혹하는 것들을 절제하게 되는데 이때 싱클레어가 방황을 하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지내지 않았다면 싱클레어가 얻어갈 교훈도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큰 위안과 용기를 얻은 것 같다. 항상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진행할 때 저항감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내가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른 요인에 의해서 집중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일을 완벽하게 진행하려 하기 때문에 은은한 압박감과 두려움이 저항감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지금 쓰는 독후감도 이전이었으면 한 문단을 작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고 괴로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머릿속 생각을 조금 덜 정리되더라도 작성하고 추후에 다시 수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즉, 처음부터 완벽하게 쓸 수 없다는 것을 지금 깨달은 것이다. 이제는 어떠한 일을 진행한다고 할 때 훨씬 수월하게 진행한다.

 

 물론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압박은 받지만 그걸 느낄 때면 이 대목을 다시 떠올린다.

 

이 시대에 필요한 데미안의 존재

 자칫 잘못하면 방황하는 길에 빠지는 요즘에 데미안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이야기했듯 진정 내가 원하는 무엇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 것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올바른 생활, 목표, 가치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목표가 거기에 맞지 않으면 쉽게 본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쉽다.

 

 만약 데미안 같은 존재가 있다면 대중들이 생각과 의견에 의심과 비판을 하며 본인의 가치관을 확고히 할 것이고 그로 인해 본인의 가치 외에는 불안해하지 않게 되지 않을 것 같다.

 

 싱클레어처럼 데미안의 존재가 곁에 존재한다면 매우 좋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그러기가 힘들다. 그래서 생각이 든 것이 영감이 주는 무언가라면 데미안의 존재와 가깝게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감을 주는 것들은 책이나 예술적인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책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현자들과 소통하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데미안을 읽고 깨달은 것들을 적용한 것처럼 삶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책을 통해 정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최근에 이직 준비를 해야 하고 먼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해서 조금은 어수선했던 생각들을 데미안을 통해서 용기를 얻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우연히 인간실격과 이끌려 산 책이지만 운이 좋게도 마음에 들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만약 삶에 방황하고 있다면 데미안을 통해서 삶의 방향을 잡을 힌트와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실격, 데미안을 통해 소설이 주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이후에도 고전 소설에 대해서 알아보고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